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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티오피아 내추럴, 커피가 과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

에티오피아 내추럴, 커피가 과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

딸기잼 같은 향, 와인 같은 바디감. 워시드가 전부인 줄 알았던 사람에게.

커피를 오래 마셨지만 내추럴 프로세싱을 처음 마신 건 3년 전이다. 교토의 작은 카페에서, 아무 설명도 없이 에티오피아 내추럴 한 잔을 받았다. 첫 모금에 잠깐 멈췄다. 이게 커피인가?

딸기잼. 블루베리. 발효된 과일. 커피에서 이런 향이 난다는 게 낯설었다. 익숙한 쓴맛과 산미만 기대했는데, 완전히 다른 음료를 마시는 기분이었다.

내추럴 프로세싱이란

커피 열매를 수확한 뒤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말린다. 과육의 당분과 미생물이 생두에 스며들면서 발효가 일어난다. 이 과정이 내추럴 특유의 달콤하고 과일향 가득한 맛을 만든다.

워시드(수세식)는 과육을 바로 제거하고 씻어낸다. 깨끗하고 명확한 산미가 특징. 내추럴은 더 복잡하고, 더 달고, 더 바디감이 있다. 취향의 문제지만, 처음 마셨을 때의 충격은 내추럴 쪽이 크다.

커피가 과일이라는 걸, 나는 40이 넘어서야 혀로 배웠다.

어디서 마실까

에티오피아 내추럴은 대부분의 스페셜티 카페에서 찾을 수 있다. 예르가체프, 시다마, 구지 지역 원두가 많다. 브루잉으로 마시길 권한다. 에스프레소로는 복잡한 향이 다 살지 않는다.

원두를 사서 집에서 내리는 것도 좋다. 핸드드립으로 93도, 1:15 비율. 첫 잔은 꼭 블랙으로.